영국 10년 내 수능 50% 디지털 전환, AI 채점의 충격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석사 · 영국 거주 7년 · 전 영국 국제학교 한국어 강사. 영국 파운데이션 시험을 직접 경험한 브리스톨 언니가 씁니다.
1. 큰 강당에서 종이에 빼곡하게 — 그 아날로그 풍경이 바뀐다
영국이 펜과 종이를 버리고 디지털 시험으로 전환한다는 소식, 믿기시나요?
제가 파운데이션 시험 감독을 맡은 첫 날, 마치 제가 수능을 보는 것처럼 떨렸습니다. 가르치진 않았지만 학교에서 종종 보던 학생들이었거든요. 시험을 잘 봐서 원하는 대학에 갔으면 하는 마음에, 한국 학생들을 볼 때마다 속으로 화이팅을 외쳤습니다.처음에는 영어로 긴 글을 읽고 쓰는 것조차 쉽지 않았을 텐데,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주장을 펼치는 라이팅 시험을 보는 그 아이들을 보니 뭉클해지더라고요.
커다란 강당에 학생들이 일렬로 앉아, 시험지를 받자마자 아는 내용을 꽤 긴 시간 동안 종이에 빼곡하게 채워 나가는 풍경이었습니다. 조그마한 소리에도 민감할 만큼 묵직하고 진지한 분위기였습니다. 나중에 학부생들에게 들으니 밤새워 외운 것들을 종이에 미친 듯이 채우는 것이 학부 시험이라더군요. 영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리스톨 언니, 영국 파운데이션 시험 감독 당시
그런데 2026년 현재, 영국 최대 시험 주관 기관인 AQA가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향후 10년 내 시험의 절반을 온스크린(On-screen)으로 전환하겠다는 로드맵입니다. 더 놀라운 건 AI가 채점을 보조하는 시스템까지 공식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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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을 것 같은 영국의 풍경, 그런데 교육 만큼은 시대를 앞서가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
2. 1억 8천만 장의 시험지 트럭이 멈춘다
AQA CEO 콜린 휴즈는 디지털 시험이 단순한 유행이 아닌 생존과 공정성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Ofqual은 2024년 12월 GCSE와 A-level 시험에 온스크린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공개 자문을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통제된 도입(Controlled Introduction)"입니다.
| 과목 유형 | 전환 시기 | 비고 |
|---|---|---|
| 영어·수학·과학 | 당분간 종이 시험 유지 | 연간 응시자 10만 명 이상 과목 |
| 이탈리아어·폴란드어 등 언어 과목 | 먼저 전환 시작 | 소규모 과목부터 단계적 도입 |
3. AI 채점 시스템 — 독인가 약인가?
영국 정부 가이드라인에는 AI 보조 채점 시스템(AI-assisted marking)도 포함됐습니다. 교사가 숙제나 모의고사를 채점할 때 AI가 보조 역할을 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우려도 큽니다. AI가 학생의 창의성이나 미묘한 논리 전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까요? Ofqual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단호한 가이드라인을 세웠습니다.
- ✅인간 주도 채점: GCSE·A-level 최종 채점은 반드시 인간이 담당
- ✅기기 통제: 학생 개인 기기 사용 불가, 학교 제공 환경에서만 응시
- ✅보안 강화: 사이버 보안 및 기술적 장애 대응 매뉴얼 필수
4. 유학 준비 전략이 완전히 바뀐다
이제는 손글씨를 빠르게 쓰는 것이 아니라 타이핑 속도와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가 핵심 역량입니다. 온라인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필수가 됩니다.
IB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시킨 것이 바로 쓰기 연습이었어요. 한국 수능은 객관식으로 답을 고르면 되지만, IB는 컴퓨터 타이핑 과제와 실제 시험 모두 손으로 직접 써야 했거든요.
채점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 글씨를 못 알아볼 정도로 쓰면 점수에도 영향이 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글씨를 정확하고 읽기 쉽게 쓰는 것도 실력의 일부라고 강조했어요.
그런데 앞으로 디지털 전환이 되면 이 고민이 사라지겠네요. 손 글씨 대신 타이핑 속도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테니까요. 거기에 디지털 문해력까지 꼭 챙겨야 하는 미래의 핵심 역량임을 기억하세요.
② 디지털 학습 도구 활용: AI 튜터 등에 익숙해지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③ 학교 인프라 확인: 지원하려는 학교의 디지털 시설 수준을 미리 파악하세요
5. 마치며
영국의 클래식한 전통 교육 방식을 좋아하던 저로서도 격변하는 시대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큰 강당에서 종이를 빼곡하게 채우던 시험 풍경은 이제 역사가 될지도 모릅니다. 요즘 전 세계에서 AI가 등장하면서 학부 시험과 관련해서 부작용이 여기저기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는 영국 교육에 이렇게나 빠르게 AI가 적용된다는 점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앞으로 급변하는 AI 시대에 반드시 새로운 시험과 채점 방식이 필요합니다. 영국의 디지털 시험 전환은 단순한 포맷 변화가 아니라 교육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재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부모 세대의 아날로그 감성 만을 고집하기보다, AG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우리나라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 이 글의 핵심 요약
- AQA — 향후 10년 내 시험 절반을 온스크린으로 전환
- 매년 1억 8천만 장 시험지 운송 문제 해결이 핵심 이유
- 영어·수학·과학은 당분간 종이 유지 — 언어 과목부터 시작
- AI 채점 보조 도입, 최종 채점은 반드시 인간이 담당
- 타이핑 속도·디지털 리터러시가 새로운 핵심 역량
참고 자료 및 출처
[1] Ofqual — Regulating On-screen Assessment (gov.uk 공식 자문)
[2] AQA CEO 콜린 휴즈 인터뷰
[3] 브리스톨 언니 직접 경험 (영국 파운데이션 시험 감독관)
※ 시험 제도는 수시로 변경됩니다. 최신 정보는 Ofqual 및 AQA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