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디지털시험 전환(AQA, AI채점, 유학)
안녕하세요. 영국에서 7년 간 거주하며 국제학교 IB 강사로 일했던 브리스톨 언니입니다. 영국 파운데이션 시험 감독을 맡았던 첫 날의 긴장감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커다란 강당에서 종이에 빼곡히 답을 채워 나가던 그 아날로그 풍경이, 이제는 디지털로 바뀌려 하고 있습니다.
시험 감독관이 본 영국 시험의 아날로그 풍경
영국이 펜과 종이를 버리고 디지털 시험으로 전환한다는 소식, 믿기시나요?
제가 파운데이션 시험 감독을 맡은 첫 날, 마치 제가 수능을 보는 것처럼 떨렸습니다. 가르치진 않았지만 학교에서 종종 보던 학생들이었거든요. 시험을 잘 봐서 원하는 대학에 갔으면 하는 마음에, 한국 학생들을 볼 때마다 속으로 화이팅을 외쳤습니다.처음에는 영어로 긴 글을 읽고 쓰는 것조차 쉽지 않았을 텐데,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주장을 펼치는 라이팅 시험을 보는 그 아이들을 보니 뭉클해지더라고요.
커다란 강당에 학생들이 일렬로 앉아, 시험지를 받자마자 아는 내용을 꽤 긴 시간 동안 종이에 빼곡하게 채워 나가는 풍경이었습니다. 조그마한 소리에도 민감할 만큼 묵직하고 진지한 분위기였습니다. 나중에 학부생들에게 들으니 밤새워 외운 것들을 종이에 미친 듯이 채우는 것이 학부 시험이라더군요. 영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리스톨 언니, 영국 파운데이션 시험 감독 당시
![]() |
|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을 것 같은 영국의 풍경, 그런데 교육 만큼은 시대를 앞서가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
AQA의 디지털시험 전환 로드맵
그런데 2026년 현재, 영국 최대 시험 주관 기관인 AQA가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향후 10년 내 시험의 절반을 온스크린(On-screen)으로 전환하겠다는 로드맵입니다. 더 놀라운 건 AI가 채점을 보조하는 시스템까지 공식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는 점입니다.AQA CEO 콜린 휴즈는 디지털 시험이 단순한 유행이 아닌 생존과 공정성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Ofqual은 2024년 12월 GCSE와 A-level 시험에 온스크린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공개 자문을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통제된 도입(Controlled Introduction)"입니다.
| 과목 유형 | 전환 시기 | 비고 |
|---|---|---|
| 영어·수학·과학 | 당분간 종이 시험 유지 | 연간 응시자 10만 명 이상 과목 |
| 이탈리아어·폴란드어 등 언어 과목 | 먼저 전환 시작 | 소규모 과목부터 단계적 도입 |
AI채점 시스템 도입, 독인가 약인가
더 놀라운 것은 AI 보조 채점 시스템(AI-assisted marking)까지 공식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교사가 숙제나 모의고사를 채점할 때 AI가 보조 역할을 하는 방식입니다.
IB 한국어를 가르칠 때 채점에 들이는 시간이 상당했던 경험이 있어서, AI 채점 보조의 필요성은 이해가 됩니다. 학생 한 명당 라이팅 답안지를 꼼꼼히 읽고 피드백을 적으려면 최소 15분에서 20분이 걸렸고, 학생이 30명이면 채점에만 꼬박 이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걱정도 됩니다. AI가 학생의 창의성이나 미묘한 논리 전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까요?
Ofqual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단호한 가이드라인을 세웠습니다. GCSE와 A-level 최종 채점은 반드시 인간이 담당하고, 학생 개인 기기 사용은 불가하며 학교 제공 환경에서만 응시해야 합니다. 사이버 보안 및 기술적 장애 대응 매뉴얼도 필수로 구비해야 합니다.
- ✅인간 주도 채점: GCSE·A-level 최종 채점은 반드시 인간이 담당
- ✅기기 통제: 학생 개인 기기 사용 불가, 학교 제공 환경에서만 응시
- ✅보안 강화: 사이버 보안 및 기술적 장애 대응 매뉴얼 필수
유학 준비 전략이 달라진다, 타이핑과 디지털 리터러시
이 변화가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이제는 손글씨를 빠르게 쓰는 것이 아니라 타이핑 속도와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가 핵심 역량이 됩니다.
이제는 손글씨를 빠르게 쓰는 것이 아니라 )가 핵심 역량입니다. 온라인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필수가 됩니다.
IB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시킨 것이 바로 쓰기 연습이었어요. 한국 수능은 객관식으로 답을 고르면 되지만, IB는 컴퓨터 타이핑 과제와 실제 시험 모두 손으로 직접 써야 했거든요. 채점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 글씨를 못 알아볼 정도로 쓰면 점수에도 영향이 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글씨를 정확하고 읽기 쉽게 쓰는 것도 실력의 일부라고 강조했어요.
그런데 앞으로 디지털 전환이 되면 이 고민이 사라지겠네요. 손 글씨 대신 타이핑 속도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테니까요. 거기에 디지털 문해력까지 꼭 챙겨야 하는 미래의 핵심 역량임을 기억하세요.
② 디지털 학습 도구 활용: AI 튜터 등에 익숙해지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③ 학교 인프라 확인: 지원하려는 학교의 디지털 시설 수준을 미리 파악하세요
마치며
영국의 클래식한 전통 교육 방식을 좋아하던 저로서도 격변하는 시대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큰 강당에서 종이를 빼곡하게 채우던 시험 풍경은 이제 역사가 될지도 모릅니다.
시험 감독관으로, IB 강사로, 학부모로 영국 교육 현장을 직접 체험한 입장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험의 형태가 바뀌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배경지식 위에 자기 생각을 쌓아 올리는 능력, 그것이 종이 위에서든 화면 위에서든 결국 평가의 핵심입니다. 부모 세대의 아날로그 감성만을 고집하기보다,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 맞는 역량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 이 글의 핵심 요약
- AQA — 향후 10년 내 시험 절반을 온스크린으로 전환
- 매년 1억 8천만 장 시험지 운송 문제 해결이 핵심 이유
- 영어·수학·과학은 당분간 종이 유지 — 언어 과목부터 시작
- AI 채점 보조 도입, 최종 채점은 반드시 인간이 담당
- 타이핑 속도·디지털 리터러시가 새로운 핵심 역량
참고 자료 및 출처
[1] Ofqual — Regulating On-screen Assessment (gov.uk 공식 자문)
[2] AQA CEO 콜린 휴즈 인터뷰
[3] 브리스톨 언니 직접 경험 (영국 파운데이션 시험 감독관)
※ 시험 제도는 수시로 변경됩니다. 최신 정보는 Ofqual 및 AQA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