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박사과정 현실 — 정신줄 놓을 뻔한 Upgrade Exam과 아무도 말 안 해주는 지도교수 리스크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석사 · 영국 거주 7년 · 전 영국 국제학교 한국어 강사. 남편의 켄트 대학교 박사 과정을 옆에서 직접 지켜본 브리스톨 언니가 씁니다.
1. 영국 박사과정 — 짧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영국 대학원의 큰 장점 중 하나가 과정이 짧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석박사 통합과정이 많아 보통 5~7년이 걸리지만, 영국은 석사 1년 + 박사 3년, 총 4년으로 학위를 마칠 수 있습니다.
| 구분 | 영국 | 미국 |
|---|---|---|
| 석사 | 1년 | 2년 |
| 박사 | 3년 | 5~7년 (통합과정) |
| 총 기간 | 4년 | 7~9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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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매일 아침 박사 논문을 위해 출근했던 켄트 대학교 Rutherford College입니다. |
2. Research Question을 정하는 데만 6개월
박사 과정에 입학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지도교수와 함께 '리서치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것입니다. 미리 준비해서 오더라도 교수와 몇 번 이야기하다 보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도 Research Question을 정하는 데만 거의 6개월이 걸렸습니다. 독창성(Originality)과 학계에 대한 기여도(Contribution)를 모두 감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브리스톨 언니, 남편의 켄트 대학교 박사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영국 박사 과정은 처음에 연구 석사(MPhil:Master of Philosophy)로 시작해서 Upgrade를 통과하면 PhD(Doctor of Philosophy) Candidate가 됩니다. 이 과정이 짧게는 한 학기, 길게는 1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3. 박사자격시험 Upgrade Exam — 첫 번째 관문
Research Question이 정해지면 Upgrade Exam(박사자격시험)을 준비해야 합니다. 자신의 연구가 박사 논문을 쓸 준비가 됐음을 교수진 앞에서 공식적으로 증명하는 영국 박사 과정의 첫 번째 관문입니다.
총 10,000~12,000자의 문서가 됩니다.
남편의 경우 업그레이드 문서(15,000자)와 2개의 챕터(각 12,000자 내외)를 제출했습니다. 남편 말이 "난 양으로 승부해..." 라고 하더군요. 😄
문서 제출 후에는 담당 교수 2명, 박사 과정 담당 교수 1~2명, 그리고 박사 과정 학생들 앞에서 약 30분 발표와 1시간 질의 응답이 진행됩니다. 교수들은 이후 10분~하루 이상 회의를 거쳐 통과 여부를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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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Upgrade 문서를 쓰고 또 쓰던 책상입니다. 책장 가득한 논문들이 4년의 시간을 말해줍니다 |
4. 통과 후 정신 줄을 잠시 놓았습니다
남편은 Upgrade 시험을 준비하면서 스트레스가 정말 많았습니다. 특히 질의 응답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올 경우를 대비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무척 긴장됐습니다.— 브리스톨 언니, Upgrade 통과 당시를 회상하며
다행히 통과 후에는 너무 힘들었는지 정신 줄을 잠시 놓고 쉬면서 재충전했습니다.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5. 일본인 학생이 탈락한 이유 — 지도교수와의 관계
켄트 대학교 사회학과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일본인 대학원생이 박사 과정을 그만두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그 학생은 담당 지도교수와 의견 마찰이 심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의견만 일방적으로 주장하다 보니 나중에는 논쟁까지 벌어졌고, 결국 더 이상 박사 과정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브리스톨 언니, 켄트 대학교에서 직접 들은 이야기
교수가 두 번째 기회조차 주지 않아 탈락했다는 소식에 주변에서는 다들 놀라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영국 박사 과정에서 지도교수와의 관계는 학문적 역량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되, 교수의 피드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수입니다.
6. 아무도 말 안 해주는 것 — 지도교수 리스크
영국 박사 과정에서 가장 간과하기 쉬운 리스크가 있습니다. 바로 지도교수 리스크입니다. 남편 지인들 사이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들입니다.
- ⚠️지도교수 갑작스러운 사망·사고: 박사 과정 도중 지도교수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학위 과정 전체가 엉망이 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 ⚠️건강 상의 이유로 1년 휴직: 입학 오퍼를 받았는데 지도교수가 건강 문제로 1년을 쉰다며 다른 교수를 찾아보라고 한 사례
- ⚠️타 학교 임용: 지도교수가 갑자기 다른 학교에 임용 되어 떠나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7. 마치며
과정이 아무리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인정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박사 과정은 과정이 훌륭하다면 결과가 나쁠 이유가 없습니다.
영국 박사 과정은 짧은 기간 안에 자기 주도적으로 연구를 완성해야 하는 치열한 과정입니다. Upgrade라는 첫 관문을 넘고, 지도교수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꾸준히 자기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 반드시 길이 열립니다.
남편이 그 과정을 무사히 마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저로서는, 그 4년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값진 시간이었다는 것을 잘 압니다. 😊
📌 이 글의 핵심 요약
- 영국 박사 총 3년 — Research Question 정하는 데만 6개월 소요
- Upgrade Exam — 10,000~15,000자 문서 + 발표 + 질의응답
- 자기 통제력이 핵심 — 교수가 채찍질하지 않는다
- 지도교수와의 관계 관리 필수 — 의견 충돌로 탈락한 사례 있음
- 지도교수 리스크 — 사망·휴직·타교 임용 등 예상치 못한 변수 존재
참고 자료 및 출처
[1] 브리스톨 언니 직접 경험 (남편 켄트 대학교 박사과정 4년 동행)
※ 박사과정 규정은 학교·학과마다 다릅니다. 반드시 해당 대학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