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VS한국 황금연휴 고속도로(BBC, 연차문화)
안녕하세요. 브리스톨 언니입니다.
오늘은 5월 1일, 연휴가 시작된 근로자의 날인데 여러분 지금 어디 계세요?
혹시 고속도로 위에서 몇 시간 계신 건 아니죠? 😅
황금연휴 고속도로, 605만 대의 현실
오늘 뉴스를 보니 역시나 전국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했더라고요. 한국도로공사 예측으로는 오늘 하루 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무려 605만 대. 경부선과 영동선은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사이에 정점을 찍고, 밤 9~10시나 돼야 풀린다고 합니다.
이 풍경... 매년 봐도 참 신기해요. 왜 우리는 공휴일이면 일제히 "출발!"을 외치는 걸까요?
인스타 피드와 댓글을 보다 보니, 어린 아이들과 떠난 부모들의 한숨이 가득하더라고요.
😩 "새벽 5시 전에는 나와야 한다, 늦게 출발은 말도 안 된다"
😩 "강릉까지 6시간... 새벽에 나왔는데 아직도 고속도로"
😩 "아이들은 출발할 때부터 '언제 도착해?!' 노래를 부르고"
😩 "운전대를 잡은 남편의 얼굴은 폭발 직전"
저는요? 오늘 집 근처에서 아이들과 자전거 타고 왔습니다. 이런 글들을 보니 다행이다~~ 싶었네요. 😅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어요. 이 풍경은 한국만의 것일까? 다른 나라도 그럴까?
BBC가 놀란 한국의 공휴일 교통체증
사실 저는 2013년에 이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어요. 그때 BBC에서 각 나라의 공휴일 풍경을 소개했는데, 가장 메인으로 올라온 게 바로 한국이었거든요.
기사 제목이 아직도 기억나요.
"왜 한국인들은 공휴일을 교통 체증 속에서 보내는 것일까?"
기사 내용을 요약하면 이랬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일을 길게 하는 나라 중 하나인데, 절망스럽게도 공휴일조차 책상이 아닌 차 안에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인구의 25%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징검다리 연휴만 되면 너도나도 자가용을 타고 바다 혹은 산으로 떠나니까요.
BBC 기자는 이렇게 마무리했어요.
"공휴일을 이용해 도시 탈출을 하는 사람들이 주차장이 된 경부고속도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안타깝다."
그때 영국에 살고 있던 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그리고 13년이 지난 2026년 오늘... 뉴스를 켜니 똑같은 사진, 똑같은 풍경이 나오고 있네요. 정말 하나도 안 변했어요. 😂
영국도 10년 만에 최악의 연휴 정체
여기서 반전이 있어요.
"한국만 그렇지, 영국은 여유롭게 쉬잖아~"라고 생각하셨죠?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요.
올해 5월 영국 Bank Holiday(공휴일) 뉴스를 보니까, 영국 자동차 협회 RAC가 이번 5월 bank holiday가 10년 만에 가장 바쁜 연휴가 될 거라고 경고했어요!
얼마나 많이 움직이냐면요.
🚗 금~월 4일간 총 1,900만 건의 레저 여행 예상
🚗 토요일 하루만 400만 대 이상 도로 위로
🚗 금요일은 370만 건 이동 → 별명이 "Frantic Friday(광란의 금요일)" 😱
🚗 일요일, 월요일도 각각 300만 건
RAC 관계자의 코멘트가 웃겨요. "기름값이 아무리 비싸도 bank holiday에 운전대를 잡는 걸 막기는 어렵다"래요. 이거 완전 한국이랑 똑같은 소리 아닙니까? ㅋㅋㅋ
공교롭게도 한국과 영국이 같은 날 쉬는 거예요. 한국은 근로자의 날, 영국은 Early May Bank Holiday. 5월 첫째 주 월요일이 공휴일이거든요. 그래서 오늘 한국 고속도로도, 영국 고속도로도 동시에 주차장이 되어 있을 겁니다.
연차문화 차이가 만든 다른 풍경
"그럼 한국이나 영국이나 똑같네?"라고 하기엔,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어요.
영국 사람들은 연차를 자유롭게 씁니다. 제가 영국에서 일할 때 가장 놀랐던 게 이거였어요. 직원들이 갑자기 일주일씩 사라졌다가 "스페인 갔다 왔어~"하고 나타나요. 자기가 원하는 때에 미리 알리고 휴가를 받으면 되니까요.
그러니까 영국 사람들이 bank holiday에 몰리는 건 "이때 아니면 못 쉬니까"가 아니라 "다 같이 쉬니까 같이 놀자"의 느낌이에요. 선택의 자유가 있는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몰리는 거죠.
반면 한국은요? BBC 기사가 13년 전에 정확히 짚었어요.
"한국의 노동 문화는 너무 강압적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때에 휴가를 받기는커녕 하루 이틀도 직속 상관의 승인을 받지 못해 쉬지도 못한다."
13년이 지났는데, 이 부분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솔직히 말하면... 많이 좋아지긴 했어요.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반차 문화... 2013년과 비교하면 확실히 변화는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연차 눈치"라는 말이 존재하고,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붙여 쓰는 게 "대담한 선택"으로 느껴지는 직장이 아직 많은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진짜 부러운 건 교통 체증이 없는 게 아니라,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자유입니다.
영국 사람들은 bank holiday에 막혀도 "에이, 다음 주에 쉬지 뭐~"라고 할 수 있어요. 한국 직장인들은 이번 연휴를 놓치면 다음 긴 연휴가 언제인지 달력을 뒤적거려야 하고요.
열심히 일한 한국의 모든 노동자분들이 제대로 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13년 전에도 바랐고 오늘도 바랍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디서 쉬고 계세요? 아니면 혹시... 고속도로 위? 😂
💬 여러분의 역대급 고속도로 정체 경험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 브리스톨 언니 | 영국 생활 7년, 지금은 한국에서 영국에 대해 느끼는 것들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