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스캠(펜팔 사기, 딥페이크, 대처법)

안녕하세요! 영국에서 7년, 현지인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부대 끼며 살다 온 브리스톨 언니입니다. 😉

아마 예전부터 영국 생활 정보를 찾아보셨던 분들이라면 '영국품절녀'라는 이름이 조금 더 익숙하실지도 모르겠어요. 12년 전, 남편이 제 블로그에 썼던 '영국 남자의 본모습'과 '로맨스 스캠'에 관한 글들이 지금까지도 레전드 인기글로 사랑받는 걸 보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주제는 저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예전에 '영국품절녀' 블로그를 운영하던 시절, 2011년부터 2018년까지 7년 동안 해외 펜팔 사기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써왔거든요. 그 글들 덕분에 사기를 면했다는 분들의 감사 메일을 받을 때마다 뿌듯했지만, 동시에 실제로 피해를 본 후에 연락을 주시는 분들도 적지 않아서 마음이 아팠어요.

⚠️ 그런데 2026년인 지금, 바로 며칠 전(4월 23일) 방송인 박은지의 사진 도용 사건이 뉴스에 나왔어요. 수법은 진화했지만 본질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10년 넘게 쌓인 실제 사례들과 2026년의 새로운 위협을 하나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펜팔 사기, Honey로 시작된 수법의 공식

제가 이 문제를 처음 알게 된 건 2011년이었어요. 영국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한국 2~30대 여성들로부터 이런 질문이 꾸준히 들어오더라고요.

"펜팔에서 만난 영국 남자가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Honey, Darling'이라고 불러요. 대뜸 한국에 오겠다고 해요. 영국 남자는 원래 이렇게 진도가 빠른 건가요?"

처음에는 단순히 문화 차이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같은 패턴의 질문이 계속 들어오는 거예요. 그래서 이건 뭔가 조직적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주의를 당부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죠.

이런 수법은 범죄심리학에서 프리텍스팅(Pretexting)이라고 부릅니다. 프리텍스팅이란 사기꾼이 허위 신분이나 상황을 만들어 피해자의 신뢰를 얻는 사회공학적 기법으로, 로맨스 스캠에서는 "한국을 좋아하는 영국 군인" 같은 가짜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실제 피해 사례가 들어왔어요.

실제 제보 사례: 인터팔(펜팔 사이트)에서 "제임스 브라운"이라는 영국 남자가 접근 → 처음부터 "Honey, Dear" 남발하며 애정 공세 → 고가의 선물(노트북, 가방, 현금)을 보내겠다고 함 → 택배 추적 번호까지 보내줌 → 갑자기 "말레이시아 세관에서 압류당했다, 세금을 내야 받을 수 있다"며 돈 요구

다행히 이 분은 제 블로그 글을 보고 사기임을 알아채고 한방 먹여줬어요. "너의 숨은 의도를 알고 있었다. 그렇게 살지 마라." 하니까 바로 오프라인이 되었다고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렇게 빠져나온 건 아니었어요. 실제로 전 재산 수천만 원을 보내고 생활이 힘들어진 분도 계셨어요.

그 시절 쌓인 사례들을 정리하면, 사기의 공식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적이었어요.

1단계: 접근
"한국을 좋아하는 영국 남자"로 접근. 군인, 사업가, 은퇴자 사칭. "Honey", "Darling" 남발하며 빠르게 감정선 형성.
2단계: 신뢰 구축
"너를 보러 한국에 가겠다." "남은 여생을 너와 살고 싶다." 고가의 선물 발송(혹은 발송한 척).
3단계: 돈 요구
3단계부터 영국 경찰은 AFF(Advance Fee Fraud, 선불 수수료 사기)로 분류합니다. AFF란 피해자에게 먼저 일정 금액을 납부하면 더 큰 이익(선물, 유산, 투자 수익 등)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사기 유형입니다.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에 따르면, AFF는 로맨스 스캠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수법으로, 피해자의 감정적 유대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송금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출처: NCA
핵심: "Polite하지만 Friendly하지 않은" 영국 남자가 갑자기 적극적으로 나온다면
— 그건 매너가 아니라 사기의 신호입니다.

2. 딥페이크 시대, 2026년 로맨스 스캠의 진화

구분 2011~2013년 (펜팔 시대) 2026년 (AI 시대)
주요 도구 인터팔, 스카이프, 이메일 인스타 DM, 데이팅 앱, 딥페이크
신뢰 확인 가짜 사진, 선물 송장(Fake) 실시간 AI 영상통화, 음성 변조
타겟 주로 해외 교류 희망자 전 연령대 (SNS 사용자 전체)

"15년 전 펜팔 사기꾼이 쓰던 'Honey'라는 말, 2026년에는 AI 목소리로 들려옵니다."

2011년과 2026년의 가장 큰 차이는 기술입니다.

10년 전에는 "셀카 보내줘"라고 하면 사기꾼을 걸러낼 수 있었어요. 이제는 안 통합니다. AI 딥페이크(Deepfake)로 실시간 얼굴과 음성 합성이 가능해졌거든요. 딥페이크란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활용해 실제 사람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합성하여 진짜처럼 보이는 영상이나 음성을 만들어내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바로 며칠 전,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어요.

4월 23일,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박은지가 인스타그램에 사칭 계정을 공개했어요. 누군가가 박은지의 사진과 영상을 도용해 'naya lee'라는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고 로맨스 스캠에 이용한 거예요. 이전에도 같은 수법으로 FBI에서 본인 확인 연락까지 왔다고요. 박은지뿐 아니라 이정재, 유인나, 장성규 등 다수의 연예인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어요.


유명인의 사진도 이렇게 쉽게 도용되는데, 일반인의 사진은 말할 것도 없겠죠?

AI 딥페이크의 위협: 10년 전에는 "셀카 보내줘"로 걸러냈지만, 이제 AI로 실시간 얼굴·음성 합성이 가능.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로맨스 스캠 평균 피해액 7,000파운드(약 1,200만 원), 영국 성인 5명 중 1명이 표적 경험.
오프라인 회귀 현상: 영국 신원인증 기업 Sumsub 2026년 조사에 따르면 영국 데이팅 앱 사용자 84%가 "AI 때문에 사람을 믿기 어렵다"고 답변. Z세대 56%가 오프라인 만남 선호. 기술이 발전할수록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아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3. 중년 싱글 여성이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

제가 7년간 받은 사례를 분석해보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그룹은 3~50대 싱글 여성이었어요.

이유가 있어요. 젊은 여성들은 주로 영어 공부 목적이라 금전적 요구에 빨리 의심을 품는 반면, 중년 여성들은 진지하게 국제결혼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아서 감정적으로 더 깊이 빠져들거든요. "이 나이에 나를 이렇게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하는 마음이 판단력을 흐리는 거죠.

이런 심리를 범죄학에서는 어피니티 사기(Affinity Fraud)의 변형으로 봅니다. 어피니티 사기란 피해자가 속한 공동체나 정서적 유대감을 이용해 신뢰를 구축한 뒤 금전적 피해를 입히는 사기 유형으로, 로맨스 스캠에서는 외로움이나 결혼에 대한 기대를 이용하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큰 의심 없이 돈을 보내는 비율도 높고,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도 않아요. 실제로 결혼까지 생각하고 전 재산을 보낸 분도 계셨습니다.

사실 해외 펜팔 사기에 대한 글을 수년간 써온 저희 부부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남편이 어느 날 지하철에서 퇴근하는 길에 페이스북으로 낯선 영국 여자가 "Good Morning"이라며 말을 걸어왔어요. 영국에서 알던 친구와 '친구의 친구'로 표시되어 있었기에 "Hi"를 보냈는데, 갑자기 "내 이메일로 연락해줘, 중요하고 긴급한 일이야"라며 파란색 링크를 보내더래요.

순간 "이거 해킹 유도 링크다"라는 걸 깨닫고 바로 삭제했지만, 블로그를 통해 수없이 경고해온 저희마저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오싹했어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 모르는 사람이 보내는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마세요.

4. 대처법, 10년 경험으로 정리한 체크리스트

10년간의 실제 사례 + 2026년 AI 시대를 반영해서 정리했어요.

🚫 이건 100% 사기입니다

  • 만난 적 없는데 고가 선물을 보내겠다며, "세관 압류 세금"을 요구하는 경우
  • 어떤 이유로든 돈을 요구하는 경우 (항공권, 의료비, 투자 등)
  • 암호화폐나 기프트카드로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

🚩 높은 확률로 사기입니다

  • 만난 적 없는데 단기간에 "Honey", "Darling" 남발
  • 군인, 사업가 등 스펙이 너무 완벽한 프로필
  • 영상통화를 계속 피하거나, 반대로 너무 쉽게 응하면서 특정 프로그램 설치 요구
  • 감동적인 사연으로 동정심을 자극한 후 금전 요청으로 이어지는 패턴

🆕 2026년 새로운 주의사항

  • "영상통화 했으니 진짜겠지?"는 이제 가장 위험한 생각 — AI 딥페이크 실시간 합성 가능
  • SNS 사진 도용은 유명인에게도 일어남 (박은지 사례) — 상대방 사진을 구글 이미지 검색해보세요
  • 이름, 연락처, 주소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즉시 경계

마무리 — 10년 전에도, 지금도, 본질은 같다

이 글을 쓰면서 2011년부터 받았던 메일들이 떠올라요. "사기를 면했다"는 감사 메일을 받을 때의 안도감, "이미 돈을 보냈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메일을 받을 때의 무력감. 둘 다 아직도 생생해요.

10년이 지나고 기술이 바뀌었지만, 로맨스 스캠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특별하다"는 말로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신뢰를 쌓은 뒤 돈을 요구하는 것.


영국 남자든, AI가 만든 영국 남자든, 이 공식은 똑같습니다.

제가 10년 넘게 드리는 조언도 똑같아요 — 국적 불문, 상식선에서 이성적으로 판단하세요. "그는 나한테만 특별하게 대하는 거야"라는 생각, 그것이 사기꾼이 원하는 바로 그 착각이에요.

혹시 주변에 해외 펜팔이나 데이팅 앱을 이용하는 분이 계시다면, 이 글 꼭 공유해주세요.


원 글의 더 생생한 피해 사례가 궁금하시면 티스토리 원문도 확인해 보세요.

👉 영국 남자 펜팔 사기 수법, 소름 돋은 이유 (댓글 230개) — 원문보기
👉 영국 남자의 과격한 애정 공세, 주의해야 할 이유 —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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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보내는 일상과 문화 이야기,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 — 브리스톨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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