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급식(영국 비교, 바이럴, 급식 위기)
안녕하세요. 브리스톨 언니입니다. 😊
지난 글에서 영국 무상 조식 클럽 2026을 정리해 드렸는데요, 이번에는 반대 방향에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 영국 데일리 메일에 한국 급식이 실렸습니다. 영국 정부가 10년 만에 School Food Standards(학교 식품 기준)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국 급식을 비교 모델로 소개한 겁니다. School Food Standards란 영국 학교에서 제공하는 모든 식사가 따라야 하는 영양·식재료 규정으로, 메뉴 구성부터 튀김 횟수까지 법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코리아 헤럴드에서는 한국 급식의 화려한 이면을 다룬 기사가 나왔고요. 그래서 오늘은 두 나라 급식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비교하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한국 급식 — 식단표를 줄줄 외우는 아이들
저희 아이들은 학교 급식 식단표를 줄줄 외웁니다.
특히 자기들이 좋아하는 메뉴가 나오는 날에는 아침부터 벌써 기대에 차서 "엄마, 오늘 이거 나와!"라며 계속 이야기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급식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남매끼리 떠듭니다. 너무 맛있으면 한 번 더 달라고 해서 추가로 먹는다고 해요. 각기 좋아하는 음식 메뉴는 다르지만, 워낙 학교 급식 메뉴가 다양하게 나오다 보니, 취향저격하는 메뉴들이 나올 때마다 더 먹나 봅니다.
고학년인 딸은 한 달에 한 번쯤 돌아오는 급식 당번이 되면 배식을 도와주는데, 당번 날을 항상 기대하면서 학교에 갑니다. 둘이서 "오늘 급식 뭐 나왔어?", "맛있었어?" 하고 수다를 떠는 게 매일의 일상이에요.
"급식 먹으러 학교 간다."— 우리 아이들이 진심으로 하는 말
이게 왜 대단한 건지는, 영국 급식을 경험해 봐야 비로소 느낄 수 있습니다.
영국 비교 — 칼로리 폭탄 급식을 직접 먹어본 경험
저는 영국 국제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급식을 먹었습니다. 사립이라 급식비를 꽤 내는 학교여서 메뉴 자체는 괜찮은 편이었어요. 고기, 생선, 밥, 파스타, 샐러드, 과일, 음료까지 푸짐하게 나왔으니까요.
문제는 칼로리였습니다. 영국 학교 급식의 칼로리 중 약 64%가 UPF(Ultra-Processed Foods, 초가공식품)에서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UPF란 공장에서 여러 단계의 가공을 거쳐 만들어진 식품으로, 냉동 너겟, 가공 소시지, 인스턴트 소스 등이 해당됩니다. 제가 직접 먹어보니 튀김이 대부분이고, 양념과 소스도 전부 칼로리가 높은 류여서 매일 먹으면 비만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소량만 먹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었습니다. (출처: Courthouse News Service)
그나마 이건 돈을 내는 사립학교 이야기입니다. 캔터베리에서 알던 지인들의 자녀가 다니는 공립학교 급식은 상황이 더 심각했어요. 지인들 대부분이 학교 급식에 만족하지 못해서 도시락을 직접 싸 보내거나, 급식은 간식 정도로 생각하고 하교하자마자 바로 밥을 먹이는 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영국에서 급식은 "없는 셈 치는 것"이 일종의 공감대였어요.
영국 급식 개혁 — 2027년 튀김 전면 금지 발표
2026년 4월 13일, 영국 교육부가 School Food Standards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교육부 장관 브릿짓 필립슨은 "세대 만에 가장 야심 찬 학교 급식 개편"이라고 했어요. (출처: GOV.UK)
🍽️ 2027년 9월 시행 예정 핵심 변화
▶ 튀김 음식 전면 금지 — 감자튀김, 치킨 너겟, 피시앤칩스 퇴출
▶ 설탕 디저트 주 1회 제한 — 그중 절반 이상은 과일로
▶ 간편식 매일 판매 금지 — 소시지 롤, 피자 등 제한
▶ 통곡물·과일·채소 비중 확대
▶ 과일 주스도 제외 — 당분 함량 때문에 허용 음료 목록에서 삭제
영국 초등학생 3명 중 1명이 과 체중 또는 비만이에요. (출처: GOV.UK) 이 보도 과정에서 데일리 메일이 한국 급식을 비교 모델로 소개했어요. 기사에는 한국 급식을 "코스 메뉴처럼 구성된 식사"라고 표현하면서, 반찬을 한국어 원어 'banchan'으로 그대로 표기했습니다. (출처: 서울경제 영문판)
이전 글에서 정리한 무상 조식 클럽(2026년 9월 전면 시행)에 이어 점심 급식까지 손 보겠다는 겁니다. 아침부터 점심까지, 영국이 지금 급식에 진심입니다.
한국 급식 식단표를 처음 본 날 — 다시 초등학교 다니고 싶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아이가 학교에서 가져온 급식 식단표를 처음 펼쳐봤을 때, 솔직히 나도 다시 초등학교 입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국에서 봤던 식단은 칼로리 높은 튀김과 소스 일색이었는데, 한국 식단표에는 제철 과일, 나물, 채소로 만들어진 건강식이 가득했어요. 집에서도 못 먹이는 건강 메뉴가 학교에서 나오니, 엄마로서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 |
잡곡밥에 삼겹살 쌈, 콩나물, 얼간이 된장국. 집에서도 못 챙기는 균형 잡힌 건강식이 매일 나옵니다 |
그리고 감사한 건 또 있었어요. 우리 엄마 세대에는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시느라 정말 힘드셨을 텐데, 저는 그걸 전혀 안 해도 됩니다. 한국은 무상 급식(Universal Free School Meals)을 시행하고 있어, 급식비 걱정도 없거든요. 무상 급식이란 소득 기준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학교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는 제도로, 현재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면 적용되어 있습니다. (출처: The Korea Herald)
식단 표는 매달 한 달 식단이 부모에게 공개가 됩니다. 특정 알레르기 표시와 영양 정보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고, 입학 전에 아이의 알레르기 관련 정보를 학교와 미리 공유하는 시스템도 갖춰져 있습니다. 영국에서 매일 급식의 칼로리를 걱정하며 소량만 먹으려고 노력했던 경험과 비교하면, 한국 급식은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시스템이었어요.
영국 비교 — 한국 vs 영국 급식 시스템 차이
두 나라의 차이는 단순히 메뉴가 아니라 '시스템'에 있습니다. 한국은 영양 교사가 매일 식단을 짭니다. 영양 교사란 학교 급식 법에 따라 배치되는 전문 자격을 갖춘 교사로, 학교 급식 법 시행 규칙에서 정한 탄수화물 55~65%, 단백질 7~20%, 지방 15~30%의 영양 비율 기준에 맞춰 식단을 구성합니다.
학교 급식 법 시행 규칙이란 학교에서 제공하는 모든 식사의 영양 구성과 위생 기준을 법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교육청이 정기적으로 감사합니다. 현재 매일 약 538만 명이 학교에서 급식을 먹고 있습니다. (출처: 서울경제 영문판)
반면 영국의 FSM(Free School Meals, 무상 학교 급식)은 소득 기준을 충족하는 가정만 무료로 점심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FSM이란 Universal Credit 수령 가정 등 일정 소득 이하의 가정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무상 급식으로, 한국의 전면 무상 급식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또한 영국은 아이들이 원하는 걸 골라 먹는 자율 선택제라, 감자튀김만 식판 가득 담을 수 있는 구조예요.
잡곡밥에 연어구이, 연근조림, 김치찌개, 떡까지. 영국 피시앤칩스와 비교해 보세요.
| 항목 | 🇰🇷 한국 | 🇬🇧 영국 |
|---|---|---|
| 무상 점심 | 전면 무상급식 (전국 유·초·중·고) | FSM (소득 기준 충족 시) |
| 무상 아침 | 없음 | 조식 클럽 (2026년 9월 전면 시행) |
| 식단 설계 | 영양교사 (법적 의무 배치) | 자율 선택제 |
| 영양 기준 | 학교급식법 시행규칙 | School Food Standards (2027년 강화 예정) |
| 튀김 음식 | 영양교사 판단으로 관리 | 2027년 9월 전면 금지 예정 |
| 급식 규모 | 매일 약 538만 명 | 확대 중 |
| 학부모 반응 | "급식 먹으러 학교 간다" | "없는 셈 치고 집에서 먹인다" |
영국이 이제야 튀김을 금지하고, UPF 비중을 줄이고, School Food Standards를 강화하겠다고 하는 것들이 한국에서는 이미 학교 급식법 시행 규칙과 영양 교사 제도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 한국 급식이 외국인들에게 충격적으로 보이는 게 당연합니다.
급식 위기 — 화려한 식판 뒤 숨겨진 노동 현실
한국 급식이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지금, 코리아 헤럴드에서 꼭 알아야 할 기사가 나왔습니다.
"한국이 자랑하는 학교 급식 뒤에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 저임금, 과중한 노동, 심각한 건강 위험이라는 위기가 숨어 있다."— The Korea Herald, 2026년 5월
기사에 따르면, 전국 급식 조리원 인원은 정원 44,000명 대비 약 4%가 부족하고, 2024년 1~11월 퇴직자의 60.4%가 정년 전에 그만뒀습니다. 조리원 1인당 평균 114.5명의 점심을 담당하는데, 이건 다른 공공기관 조리원 평균(65.9명)의 거의 두 배입니다. (출처: The Korea Herald)
이 기사를 읽으면서 저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지인이 학교 급식 보조 직원으로 일하고 있거든요. 지인에게 들었는데, 정말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급식을 제공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우리 학교는 육성 위원회에서 급식 실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그 정보를 학교 카페에 공유하고 있어요. 학교에서도 카페에 급식 사진을 종종 올려 주고 있고요.
한국 급식의 지속 가능성 — 시스템은 완벽한데 사람이 부족하다
두 나라 급식을 직접 경험한 입장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명확합니다. 한국 급식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수준입니다. 영양 교사의 법적 배치, 학교 급식법 시행 규칙에 의한 영양 비율 관리,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면 무상 급식. 영국이 2027년에야 도입하겠다는 튀김 금지와 영양 기준 강화를 한국은 이미 수십 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이 아무리 좋아도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이 무너지면 의미가 없습니다. 제 지인 중 학교 급식 보조 직원으로 일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정말 아이들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일하고 계시더라고요. 이런 분들의 헌신 위에 매일 538만 명의 급식이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 급식 위기의 핵심
한국 급식의 위험은 음식의 질이 아니라 인력 구조의 지속 가능성입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이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조리원의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영국이 수십 년 간 급식을 방치한 결과가 어떤 것인지 — 초등학생 3명 중 1명이 비만, 5~9세 병원 입원 원인 1위가 충치 — 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마치며: 영국은 한국을 따라가고, 한국은 사람을 지켜야 한다
영국은 지금 한국 급식을 롤 모델로 삼아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튀김을 금지하고, School Food Standards를 강화하고, 무상 조식 클럽을 전면 시행합니다. 10년 전까지 "없는 셈 치자"였던 영국 급식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반면 한국은 시스템은 이미 갖추고 있지만, 그 시스템을 떠받치는 사람들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4년간 감자튀김과 냉동 너겟으로 채워진 식판을 직접 먹어본 저는 압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매일 학교에서 먹는 이 급식이, 세계 어디에서도 공짜로 누릴 수 없는 혜택이라는 것에 자부심과 감사를 느끼길 바랍니다.
📌 이 글의 핵심 요약
✔️ 영국 급식 칼로리의 64%가 초가공식품(UPF) — 교사로 직접 체험
✔️ 영국 2027년 튀김 전면 금지 + School Food Standards 전면 개편
✔️ 데일리 메일, 한국 급식을 비교 모델로 소개 — 'banchan' 표기
✔️ 한국 무상급식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
✔️ 그러나 조리원 1인당 114.5명 담당 — 인력 위기가 진짜 위협
✔️ 시스템을 지키려면 사람을 먼저 지켜야 한다
👉 1편: 영국 무상급식(조식클럽, FSM, 식단기준) - 영국은 학교에서 아침 밥까지 공짜다?
👉 3편: 초가공식품(UPF 거부, 사도우 빵, 게일스 효과)- 영국인 왜 아침부터 빵집에서 오픈런?
.jpg)
.jpg)